지난해 하반기 공공분야 일자리가 크게 늘었지만, 청년층(15~29세)의 주된 취업처는 여전히 소매업과 음식·주점업 등 상대적 저임금 일자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산업 중분류별로 공공분야에 해당하는 공공·국방·사회보장행정과 사회복지서비스업, 보건업 취업자 수는 각각 전년 동기보다 3만1000명, 9만5000명, 6만3000명 증가했다. 공공기관 채용 확대와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결과다.
단 청년층은 혜택을 크게 못 봤다. 청년층에서 공공·국방·사회보장행정과 보건업 취업자는 각각 1만7000명, 2만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선 1000명 감소했다.
청년층은 취업자의 4분의 1이 소매업과 음식·주점업에 쏠렸다. 소매업과 음식·주점업의 전체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보다 10만6000명, 9만3000명 급감한 상황에서도 청년층 취업자는 각각 3000명, 1만2000명 늘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한 30대 이상의 취업자 감소분을 청년층이 고스란히 메웠다.
직업(중분류)별로는 매장 판매·상품 대여직에서 3000명, 조리·음식서비스직에서 1만8000명 각각 증가했다.
소매업과 음식·주점업이 속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산업 대분류)은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큰 대표적인 산업이다. 전체 임금근로자는 200만 원 미만 비율이 37.3%에 불과했지만 도·소매업은 44.5%, 숙박·음식점업은 70.2%에 달했다. 상용직보단 임시·일용직 비율이 높아서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은 임시·일용직 비율이 68.0%로 전체 평균(31.6%)의 두 배를 웃돌았다.
그럼에도 청년층이 소매업과 음식·주점업에 쏠리는 배경 중 하나로는 취업준비 장기화가 꼽힌다. 통계청 관계자는 “두 산업에서 청년층 취업자가 늘어난 부분은 주로 아르바이트에 해당하는 단시간 일자리다”며 “다른 일자리에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에 임시로 일자리를 구하려다 보니 두 산업에 쏠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가 확대된 사회복지 서비스업과 보건업의 낮은 임금수준도 취업준비 기간을 늘렸을 수 있다. 산업 대분류별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의 임금근로자는 58.0%가 월 200만 원을 못 받았다. 공공·국방·사회보장행정이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았지만 취업자 규모가 도·소매업의 절반에 불과해 청년층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