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선방에도 역부족...백화점 3사 우울한 1분기 성적표

입력 2019-05-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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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 백화점 실적을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1분기 주요 백화점 3사의 실적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명품 판매 실적이 늘었지만,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절벽을 넘어서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12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백화점은 772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6.0% 낮은 수치다. 해외패션 및 생활가전 상품군 중심으로 국내 기존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신장했지만, 지난해 평창 라이센싱과 관련한 일회성 직매입 매출(451억 원)이 반영되며 작년 1분기 대비 줄었다. 동남아 사업의 성장세가 지속하고, 비용 절감 효과에 따라 영업이익은 15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신장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소비경기 악화와 온-오프라인 시장 간의 경쟁 심화됐지만, 해외 사업이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며, “판관비 절감 노력과 더불어 동남아 시장에 대한 경쟁력 및 e커머스 사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9%, 9.9% 줄어든 3750억원, 533억원을 기록했다. 인천점 철수 영향이 컸다. 지난해까지 신세계가 운영하던 인천점은 올해 1월부터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점포는 지난해에만 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알짜 점포였다. 다만, 인천점을 제외한 매출은 5.4% 늘었다.

이 밖에 ‘SSG닷컴’ 출범에 따라 온라인 사업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SSG닷컴은 올해 3월부터 신설법인으로 분할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명품 MD 비중이 높은 대형점포 위주로 고신장세를 보였지만, 인천점 폐점에 따라 영업이익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은 낮아졌다. 올해 1분기 순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증가한 5210억 원, 영업이익은 26.9% 줄어든 751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6.4% 감소한 67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면세점 사업의 부실이 이익률 급감의 원인이다. 면세점 매출이 반영되며 전체 매출은 끌어 올렸지만, 사업 초기 투자 비용 확대에 따라 영업익은 줄어든 것. 면세점은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569억 원, 영업손실 236억 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오픈한 대구아울렛 및 김포아울렛과 천호점의 증축 리모델링에 따라 매출은 늘었지만, 비용 지출 역시 높아졌다.

부분별로는 명품과 리빙, 아동스포츠의 고신장세에도 불구하고 여성 패션과 잡화 등은 부진했다.

주요 백화점 3사 모두 명품 매출 성장이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부진을 방어했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백화점 명품 매출은 매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은 각각 18.5%, 20.02%, 19.1% 성장했다. 이는 국내 백화점의 평균 매출 신장률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명품에 치우친 성장 구조 탈피를 위해 매출 다각화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소비력이 높은 고객만들 위한 쇼핑 장소가 되고 있다”면서 “명품은 소비가 한정돼 있고, 대체로 이익률이 낮아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남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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