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보급형 모델 ‘모델3’의 초특가 정책을 불과 3개월 만에 포기했다. 전기차의 대중화를 내걸고 3만5000달러짜리(약 4100만 원) 차량 판매에 나섰지만 현금 확보를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CNN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날 3만5000달러로 가장 가격이 낮았던 ‘모델 3’ 가격을 400달러 인상했다. 2월 말에 첫 주문을 받기 시작한 지 3개월 만이다. 판매 시작과 동시에 끝난 셈이다. 전기차 대중화를 내걸고 테슬라가 야심차게 추진한 초특가 정책이 ‘용두사미’가 돼 버렸다.
테슬라의 가격 ‘후퇴’는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현실과 맞물려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1분기 조정 전 순손실 7억210만 달러를 기록한 테슬라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경영난을 모면하기 위해 테슬라는 현재 가능한 현금을 모두 끌어모으고 있다. 이달 초에는 현금을 확보하고자 회사채와 주식을 발행해 23억 달러를 조달했다.
‘모델3’의 400달러 가격 인상도 결국 테슬라의 재정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CNN의 평가다. 현재 매출이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400달러 인상은 한 분기에만 약 2000만 달러 매출 증가를 뜻한다. 제너럴모터스(GM)처럼 전통적 자동차 기업들은 일정 기간 돈을 잃어도 재정적 여유가 있는 반면,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테슬러로서는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CNN은 지적했다.
콕스오토모티브의 칼 브라우어 편집장은 “아쉽게도 지금 테슬라에게 돈이 중요한 시기”라며 “3만5000달러 차량 판매가 좋은 사업 모델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3만5000달러 보급형 ‘모델 3’는 이제 곧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테슬라는 한 달 전,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다.
테슬라는 이에 대해 “다른 회사들처럼 우리도 가격 조정을 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