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리스(임대)를 부채로 인식하는 새 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면서, 1분기 첫 성적표를 받은 항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새롭게 적용되는국제회계기준은 항공사 운용리스를 재무제표상 부채로 인식한다. 기존에는 ‘금융리스’만 부채로 평가됐다면 이제는 2가지 상황 모두 빚으로 책정된다는 의미다.
항공사 운용리스는 빌린 자동차(렌터카)와 같이 임대회사로부터 일정 계약기간 항공기를 빌려쓰는 방식이며 금융리스의 경우 임대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항공사에게 소유권이 생긴다.
16일 올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6개 국내 항공사들의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에어부산으로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전 분기(99%) 대비 무려 198%포인트 증가한 297%를 기록했다.
3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에어부산은 1분기 기준 보유 항공기 25대가 100% 리스인 만큼 부채비율도 급등했다. 부채에서 리스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2%나 된다.
에어부산과 마찬가지로 26대 항공기 모두 대여 중인 진에어도 같은기간 부채비율이 95%에서 197%로 102%포인트 증가했다. 진에어 역시 부채총계 대비 리스부채 비중은 60%로 높다.
이외에도 리스비중이 90%가 넘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도 부채비율이 각각 91%포인트, 131%포인트 올랐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운용리스를 통한 항공기 운용방식을 직접 보유로 바꿔 임차료 부담을 줄이고 연료효율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당장 부채비율 상승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처럼 리스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변경된 회계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최대 배 정도 오를 것으로 봤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최대 3배까지 튀어오른 곳이 나왔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도 예외는 아니다. 리스 비중이 60%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연결기준)이 649%에서 895%로 증가했으며, 대한항공도 744%에서 819%로 상승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리스회계 기준 변경 이후에는 부채 규모의 증가가 적정 기업가치 산정에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