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에 이은 신성장동력으로시스템반도체를 키우기 위해선 제품 기술력 강화 못지않게 고객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일 이례적으로 전자 관계사 사장단을 소집해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회의를 열고 시스템 반도체 투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판매법인(SSI)은 최근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수석 이사급(Senior Director) 인재를 채용하는 공고를 냈다.
반도체 부문에서 15년간 사업 개발, 제품 개발 또는 제품 관리 경험을 갖춘 전문가가 자격 요건이다.
채용되는 전문가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개발한 제품을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홍보하고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는 업무를 맡는다.
이 밖에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파트너 및 판매 채널 발굴, 데이터센터 고객들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그들의 요구사항 등을 회사 내부에 전달하는 업무도 수행한다.
주요 기업들이 미뤘왔던 데이터센터 투자을 하반기 중에 다시 시동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 관련 고객 확보를 위해 현지 전문가 채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에는 인공지능(AI)관련 반도체 등의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역시 AI 시스템반도체 개발 역량을 높이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가 AMD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 역시 시스템반도체의 하나인 자사 모바일용 AP 엑시노스 고객 확보를 위한 행보다. AMD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권의 기술력을 갖췄다.
AMD와의 라이선스 체결로 그래픽 기술역량을 강화해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시장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파트너십은 반도체 설계 기반의 팹리스 영역이지만 추후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AMD가 손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AMD는 그동안 자신들이 설계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위탁생산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나 대만 TSMC 등에 맡겼다.
하지만 글로벌파운드리가 지난해 7나노 공정 개발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AMD가 미세공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협력을 맺을 것이란 소문이 반도체 업계에선 무성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고객 확보 및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기능안전 국제 표준 인증을 획득했고, ‘엑시노스 오토 8890’은 가을에 출시되는 아우디 신형 A4에 탑재된다. 아울러 초소형 픽셀 적용 64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공개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7나노 EUV(극자외선)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양산 체제를 구축했으며 5나노 공정까지도 개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대규모 투자뿐만 아니라 고객 확보, 사업 협력, 기술 개방 등 여러 방면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