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 정부 고위관리들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만나 불법 이민 문제 관련 논의를 벌였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 불발 이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합의는 다음날에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만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10일부터 관세 부과가 예정대로 시행된다”고 강조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드르 멕시코 외교장관은 기자들에게 “이번 논의 테이블에 관세는 없었다”며 협의가 이민 문제에 집중됐음을 밝히며 “양국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 발표 후, 멕시코 정부가 고위 대표단을 급파하면서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6월 10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멕시코산 제품에 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성명에서 과테말라 등 남미 국가들로부터의 이민이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유입되는 현상을 ‘긴급사태’로 규정했다. 범죄자와 불법 약물이 유입돼 미국인의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멕시코에 불법 이민 북상을 멈추도록 대책을 요청했다.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10일을 시작으로 7월 1일에 10%, 8월 1일에 15%, 9월 1일에 20%, 10월 1일에 25%로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미국은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유입을 중단할 때까지 최대 25%의 관세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 발표 이후, 멕시코는 협상을 위해 고위 대표단을 급파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멕시코 대표단이 백악관에 도착하기 수 시간 전에 “멕시코가 양보하는데 동의한다면 관세는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 철회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