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자원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달 20일 경영위원회를 열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광구 세 곳 중 두 곳(에이리어 2·3)의 채굴권을 현지 당국에 반납하기로 했다. 채굴량이 미미해 수지가 안 맞는다는 계산에서다. 석유공사와 아부다비 광구 개발에 함께 참여한 GS에너지도 채굴권 반납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부다비 광구는 한국이 채굴권을 확보한 최초의 중동 광구다. 한국 컨소시엄이 지분의 40%(석유공사 30%·GS에너지 10%)를 보유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지금까지 아부다비 광구에 투자한 액수는 10억 달러가 넘는다.
석유공사는 채산성이 없는 광구는 일찍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본 석유공사로선 채산성이 없는 광구를 오래 쥐고 있을수록 운영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대신 에이리어 1광구(할리바 광구)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할리바 광구의 원유 매장 추정량은 2억2800만 배럴로 이 가운데 석유공사의 몫은 6800만 배럴이다. 올해 채굴을 시작하면 다른 광구에서 생긴 투자 손실 일부를 만회할 수 있다. 석유공사 안팎에선 UAE 신규 사업을 통한 투자비 회수도 기대하고 있다. 아부다비 광구 투자비를 신규 사업에 대한 세제 혜택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석유공사는 UAE 온쇼어 육상 광구 개발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아제르바이잔에서도 현지 법인 철수를 준비 중이다. 석유공사는 브리티시패트로늄(BP) 등과 함께 2007년부터 아제르바이잔 이남 광구 탐사에 들어갔다. 150만 달러가량을 투자했지만 채산성 있는 광구를 찾지 못하고 ‘개점휴업’ 상태다. 조만간 아제르바이잔 법인 정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자원업계 관계자는 “자원 분야에서는 열 곳을 개발하면 한 곳이 성공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사업 정리는 업계에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공적인 자원 개발을 위해선 공공 부문의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