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장애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또 종합조사가 도입돼 장애인들은 기존 장애등급과 무관하게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1~6급 장애등급이 사라진다. 단 장애등급 폐지에 따른 장애인의 불이익이 없도록 장애 정도(중증·경증)에 따른 구분이 신설된다. 중증에 대해선 1급에 준해, 경증에 대해선 4급에 준해 우대혜택이 적용된다. 국민건강보험료 경감의 경우 기존에는 1·2급은 30%, 3·4급은 10%, 5·6급은 10%가 적용됐으나, 앞으론 중증 30%, 경증 20%로 적용된다. 기존 장애등급에 따라 새 기준이 자동 적용돼 장애인들은 장애인등록증(복지카드)을 새로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
특히 장애인 욕구·환경을 고려한 서비스 지원을 위해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가 도입된다.
기존엔 장애등급에 따라 서비스가 일률적으로 지원됐다. 가령 지체·시각장애 4급은 청각장애 3급보다 보행 등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크지만, 장애등급이 낮아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앞으론 종합조사를 통해 신청인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인지·행동특성, 사회활동, 가구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활동지원급여, 장애인 보조기기, 장애인 거주시설, 응급안전서비스 등 4개 서비스가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된다. 활동지원의 경우 최고 본인부담금도 기존의 절반인 15만8900원으로 인하된다.
전달체계도 강화한다. 정부는 장애인이 서비스를 몰라서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을 통해 장애 유형과 정도, 연령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별하고, 누락 서비스를 찾아 안내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에는 장애인연금에만 시행 중인 서비스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올해는 활동지원서비스, 장애수당에 확대 적용한다.
박 장관은 “장애인 정책이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와 접목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이 과정에서 정책 당사자인 장애인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 수렴과 소통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