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상반기(1~6월) 매출이 처음으로 50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신차 판매는 2011년 이후 가장 저조한 반면, 제네시스를 포함한 고급차와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SUV가 많이 팔리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우호적인 환율과 재고 처분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비율 역시 2017년 이후 다시금 4%대를 회복했다.
◇상반기 매출 50조9534억 원…국내공장 수출 증가=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9년 상반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컨콜)을 열고, 올해 상반기 매출이 50조9534억 원, 영업이익은 2조626억 원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상반기 매출이 5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공장의 수출 물량 증가와 원화 약세 등 환율의 우호적 움직임이 2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한 뒤, “상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차 및 SUV를 앞세운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을 통해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호실적은 2분기가 주도했다. 2분기 매출은 26조9664억 원, 영업이익은 1조2377억 원에 달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1%와 30.2% 늘어난 규모다.
2분기 영업이익은 7분기 만에 1조 원대를 회복한 것으로 본격적인 V자 반등의 시작을 의미한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현대차 매출은 2012년부터 줄곧 상승세다.
2012년 상반기 매출 42조1051억 원은 이후 2014년과 2018년 두 번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상승세다.
2012년 42조1051억 원이었던 매출은 2016년 47조273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47조 원대에 올라섰다. 이후 계속해서 47조 원대에 머물다 올해 처음으로 50조 원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신차 판매가 꾸준히 감소한 상황에서도 매출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향후 전망에 긍정적인 분석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판매가 하락했음에도 꾸준히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던 이유는 1대당 평균 판매단가(ASP) 상승세 덕이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선전 역시 ASP 상승을 주도했다.
나아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 효과도 전체 매출 상승을 뒷받침 했다.
‘값싸고 품질좋은 싸구려 한국차’ 이미지를 점진적으로 벗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전보다 팔아서 남는 차들이 더 많아진 덕에 일부 모델 판매감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매출기록을 세운 셈이다.
영업이익 비율도 4%대에 복귀하면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2011년 10.3%에 달하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대로 추락하며 부침을 겪었다.
하반기는 신차와 전략차종의 글로벌 거점 투입 등 긍정적인 요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상승에는 △우호적으로 변한 환율 △전략 신차 출시 △고급차와 대형 SUV 판매 호조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둔화와 이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 신흥국 경기 부진 등 다양한 부정적 요인들로 인해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팰리세이드 판매를 본격화 하고, 인도시장에서는 베뉴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통해 위축된 판매 흐름을 극복하고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면서 “주요 시장에서 신차 판매 확대 및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