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차질? 분양가상한제 시행 앞두고 주택 부족 ‘갑론을박’

입력 2019-08-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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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줄 것“ vs "영향 없어"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자료제공=국토교통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상한제 시행 이후 주택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놓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감소로 향후 집값 폭등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앞서 지난 달 29일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국토정책 브리프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 시행 하에서도 인허가 물량은 줄지 않았다"며 정부 주장을 뒷받침 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 제시는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역대 정부에서 분양가 규제는 세 번에 걸쳐 시행됐는데 당시 상황을 통해 상한제의 영향력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우선 1977년 박정희 정부 시절 처음 도입된 분양가 규제는 1983년부터 1988년까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당시 주택 공급량은 연평균 23만6000여 가구에 불과했고 주택 공급이 줄자 집값은 연 10.1%씩 치솟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후 1989년 노태우 정부는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종전의 가격 상한제가 아닌 ‘원가연동제’를 도입했다. 원가연동제는 분양가를 택지비에 정부가 매년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해 정하는 표준건축비(현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지금의 분양가 상한제와 동일한 방식이다.

국토부 통계를 보면 이 방식으로 분양가 규제가 이뤄진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1년 간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연평균 58만3000가구에 달했다. 분양가를 획일적으로 규제했던 직전 10여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지만 이 기간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에 따라 1기 신도시가 건설됐기 떄문에 전국의 집값 상승률은 1.8%로 크게 둔화됐다. 따라서 이 기간은 상한제의 영향력을 평가하기 힘들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이후 가장 최근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것은 2007년~2014년인데 현재 공급 부족 논란도 이 시기에 기인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의 인허가 물량이 2003∼2006년 분양가 자율화 시절엔 연간 40만∼47만 가구를 유지했는데 2007년 9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간 연 27만∼37만 가구로 감소했다.

이후 2014년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이후 2015∼2017년까지 인허가 물량이 다시 47만∼53만가구로 증가한 것으로 볼 때 분양가 상한제가 공급 물량 증감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에 공급량 감소를 단순히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만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공급이나 정부 정책, 국내외 정치·경제 요인까지 다양한 변수들이 유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분양가 상한제 변수 하나만 골라내 시장 변화를 모두 설명하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07년 상한제 시행으로 정비사업 물량이 줄긴 했지만 업계에서 우려하는 만큼 사업이 크게 줄거나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상한제가 시행되더라도 조합이 후속 일정을 앞당길지, 늦출지는 현재 사업 진행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내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재건축·재개발 밖에 없는 상황에서 광범위한 상한제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상한제 시행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위축되면 결국 그 기간만큼 물량 축소로 시장 가격이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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