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한일 관계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없으며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한 대항 조치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공급망인 일본 기업에 미칠 영향도 기본적으로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을 ‘백색국가’에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에 대한 의견 모집에서 4만 건 이상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찬성이 95% 이상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국을 다른 아시아 국가와 같이 취급하는 것일 뿐 수출금지 조치는 아니다”라며 “미국과도 충분히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량살상무기 확산 우려가 없다고 인정하는 27개국을 ‘백색국가’로 지정해왔으며 한국이 아시아에서는 유일했다. 제외되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에 대해 몇 년 치를 한꺼번에 인정하는 포괄적 권한이 아니라 수출 개별 건수마다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 대한국 수출규제 강화에 있어서 지난달 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이어 두 번째 조치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일본에 조치 철회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전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 이후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는 것은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된다”며 “우리는 필요한 대항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 안보 협력 틀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언급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 가능성도 시사했다.
고노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업에 징용공에 대한 배상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조속한 시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코야마 히데히코 일본종합연구소 수석 주임연구원은 “백색국가 제외 이후 (일본의) 구체적 운용이 불분명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대립이 장기화하고 만일 한국 측이 지소미아 폐지를 폐지하는 등 안보와 관련된 사태로 발전하면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