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붙인 관세 전쟁으로 미 소매업계 종사자들이 길거리로 쫓겨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미 소매업 일자리는 2017년 7월에 비해 4만9000명 감소했다. 백화점, 의류업, 전자소매업이 줄도산하면서 관련 종사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상황은 악화일로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9월 1일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후 소매업 분야는 더 위축되고 있다. 수개월 내에 거센 정리해고 바람이 몰아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매트 프리스트 신발 유통업체 사장은 “수입이 적고 수요가 줄고 있는데 고용을 늘려야할 이유가 없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소매업 부진은 특히 영세규모 업체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10% 관세 부과는 적은 마진으로 힘들게 버티고 있는 영세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줄리아 휴스 미국패션산업협회 대표는 “영세규모 소매업체에는 조금의 비용에도 궁지에 몰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중소규모업체들만 고전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정리해고 칼바람은 메이시스, 시어스 등 미국의 대규모 유통업체들의 파산과 폐업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주택용품 및 기기 소매업체 로우스는 지난주 수천 개의 일자리 삭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소매업계는 미국 정부에 중국과 무역 마찰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라고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개리 와클리 스포츠의류회사 필라 USA의 신발 제조업체 부사장은 “대량 해고 대상은 바로 미국인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서 870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2만3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웨이드 미클롱 섬유 및 공예업체 대표도 “매장 폐업을 비롯한 아주 어려운 결정에 직면해 있다”고 힘든 상황을 토로했다.
FT는 소매업계가 현재 부과되고 있는 관세 비용은 중국으로부터 공장을 이전하거나 비용 일부를 공급업체에 떠넘기면서 메우고 있으나 추가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더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광범위한 소비재가 포함되는 등 거의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