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는 이날 한국 신용등급(AA-)이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저성장에 따른 중기 도전과제 하에서 양호한 대외·재정건전성, 지속적인 거시경제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 글로벌 경제 둔화 및 미·중 무역긴장의 영향으로 성장 모멘텀이 상당히 둔화됐으나 근본적인 성장세(underlying growth performance)는 건전하며 유사 등급 국가 수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반도체 부진 심화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으로 올해 성장률은 2.0%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과의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내년 성장률은 2.3%로 6월 2.6%와 비교해 0.3%포인트(P)하향 조정했다.
다만 확장적 재정·통화정책과 반도체 경기 안정이 경기 둔화를 완화하고 내년 최저임금 소폭 인상 결정도 단기적으로 기업 심리 및 노동시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 조치와 관련해서는 공급망을 교란시키고 한국 기업의 대(對)일본 소재수입 능력에 불확실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 수출심사 절차의 복잡성, 한국 기업의 대체 공급업체 확보 능력, 무역갈등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재정은 장기적으로 빠른 고령화에 따른 재정지출 압력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통화·금융은 무역 갈등 고조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할 때, 올해말까지 한국은행이 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정학적 위험과 관련해 북한의 지정학적 위험이 국가 신용 등급을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외건전성과 관련해서는 건전한 대외채권, 지속적 경상흑자 등 견조한 대외건전성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치는 이날 신용등급 상향요인으로 △지정학적 위험의 구조적 완화 △거버넌스 개선 △가계 재무제표 악화 없이 높은 성장률이 유지될 수 있다는 증거를 들었고 하향요인으로 △한반도 긴장의 현저한 악화 △예기치 못한 대규모 공공부문 부채 증가 △중기 성장률의 기대 이하의 구조적 하락을 거론했다.
기획재정부는 "앞으로도 한국 경제 현황과 주요 현안 관련 신평사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면서 대외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