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쿡 CEO와 관세, 한국의 애플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언급했다.
두 사람은 지난 16일 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의 골프클럽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당시 회동을 설명했다.
트럼프의 설명에 따르면 쿡 CEO는 “삼성은 애플의 최고의 경쟁 상대이며 제조시설 등이 한국에 있어서 관세를 내지 않는다”며 “이렇게 관세를 내지 않는 아주 좋은 회사와 경쟁하는 가운데 우리는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아주 힘들다”고 토로했다.
트럼프는 “쿡이 좋은 사례를 들었다”며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을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의견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 핵심 상품인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은 대중국 관세 부과가 오는 12월 15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애플워치와 에어팟, 기타 애플 제품은 내달 1일부터 10% 대중국 관세가 부과된다.
트럼프가 이전에도 몇 차례 삼성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애플 CEO와의 회동을 설명하면서 그 중심에 삼성을 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한국과 삼성에 새로운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등 주력 제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대중 관세를 피하고자 인도와 베트남 등 다른 곳으로 생산을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미 베트남 등으로 스마트폰 생산 다각화를 달성한 삼성에는 뒤처져 있다.
이에 트럼프가 애플을 측면 지원하고자 삼성을 견제하려 할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 2017년 2월 삼성이 미국에 세탁기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트위터로 “생큐 삼성”이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지난해 삼성과 LG전자 등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아울러 트럼프가 애플은 물론 삼성에도 관세를 피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대미 투자 확대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트위터에 “애플은 중국산 컴퓨터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나 경감 혜택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만들면 관세가 없다”고 애플의 관세 면제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에서 우리 기업이 미국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고 추켜세우면서도 지금이 대미 투자 확대에 적기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