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펙사벡 임상 실패’ 가능성 사전 인지(?)

입력 2019-09-02 09:06 수정 2019-09-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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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학 前 사장, 제네렉스 인수 당시 경영진에 “성공 확신 서지 않는다” 이메일 보내

신라젠이 제네렉스(Jennerex, Inc., 펙사벡 개발사)를 인수할 당시 내부에서 펙사벡 임상 3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투데이 취재 결과 신라젠이 제네렉스를 인수한 2014년, 곽병학 사장은 주요 경영진에게 “현재의 IT(종양 내 주사법) 방법에 의한 (펙사벡)임상 3상 프로토콜은 성공 가능성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따라서 동맥주사 방법에 대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어 “경영진은 임상 3상을 두 번 할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며 “이후 3년 이내에 동맥주사 방법에 의한 획기적인 연구 성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문은상 신라젠 대표의 친인척이다.

실제 신라젠은 곽 사장이 이메일을 보낸 후 황태호 전 대표에게 동맥주사 방법에 대한 연구를 맡겼다. 임상 3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전 대표는 신라젠 창업주로 사실상 국내에서 처음으로 펙사벡 연구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가 대표로 있을 때 신라젠은 제네렉스의 협력업체로 펙사벡 등의 연구용역 또는 임상시험 대행용역을 맡아왔다.

당시 황 전 대표는 펙사벡 임상 3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러스의 농도와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의 부족 △임상지원 환자 수의 부족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그는 이런 문제가 시술법 때문이라고 보고 IT방식을 TAVE시술법(간동맥투여법)으로 바꾸는 방안을 계획했다.

그러나 신라젠은 2015년 미국 FDA로부터 간암 대상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을 승인받은 후 10월께 황 전 대표의 연구를 중단시켰고, 이를 계기로 퇴사했다. 양측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셈이다. 아울러 임상 3상에 대한 우려가 담긴 메일을 보냈던 곽 사장도 2016년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신라젠은 펙사벡 관련 임상을 TAVE시술법이 아닌 종양 내 주사방식과 정맥주사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결국 임상 중단을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제네렉스 인수 당시 경영진 사이에서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이에 대해 신라젠 관계자는 ”오래된 일이라 알지 못한다”며 “진행 과정에서 있었던 논의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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