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주남단 항공회랑 정상화를 위해 일본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로 즉각 대화에 참여하고 국제사회 일원으로 협의에 책임을 다해줄 것"고 강력히 촉구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제주남단 공해 상공에 한ㆍ중ㆍ일이 관제하는 방식의 항공회랑이다. 항공회랑은 항공로설정이 곤란한 특수여건에서 특정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으로 공식 항공로와 다르다.
문제는 지난해 기준 중국~일본 간 일평균 345대, 한국~중국 간 178대, 한국~동남아 간 352대 등 하루 평균 880대의 항공기가 다니면서 비행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최근 제주남단 항공회랑에서 항공기가 안전거리를 넘어 서로 근접하는 위험사례가 두 차례나 발생한 바 있다. 또 일본이 관제하는 구간은 우리가 관제하는 동남아행 항공로와 수직 교차해 안전에 매우 취약하다.
이에 한ㆍ중ㆍ일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실무그룹을 세 차례 열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우리 측은 9월 3일까지 2개월 간 추가 협의를 제안했다.
이와함께 우리나라는 제주지역을 경유하는 한ㆍ중ㆍ일 연결 신항공로를 개설해 교통량을 분산하고 일방향으로 항공교통흐름을 조정해 안전 위험을 크게 줄이는 대안을 제시했다. 신항공로 대안은 현 항공회랑 교통량이 70% 가량 줄어들고 일방향으로만 운영해 위험도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주장은 기존 항공회랑 체계 하에서 복선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미 실무그룹 논의에서 항공로 교착지점이 현행 2곳에서 4곳으로 오히려 증가하는 등 공역구조를 복잡하게 해 안전문제가 악화될 우려가 있어 우리와 ICAO가 모두 반대했던 내용이다.
일본은 우리 측에서 제안한 한일 차관급 회담 개최도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일본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김 장관은 국제항공 사회의 일원이며 ICAO 체약국이자 이사국인 일본의 국제항공 여객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당사국 협의에 책임있는 자세로 응할 것을 촉구했다.
국토부는 제주남단 항공회랑을 담당하는 일본 후쿠오카관제소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게 관제업무를 제공하고 있는 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안전 자료를 일본 항공당국에 요청했으며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우리 정부의 안전감독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국제사회와 협의해 항공회랑을 운항하는 항공기의 공중충돌경고 장치 정비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도 올해 말까지 마련해 비행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