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는 20일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에서 현 정권과 군의 부패를 비판하며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이집트는 거리 시위가 사실상 금지된 국가여서 이번 시위는 그만큼 이례적이었다. 시위는 21일 북동부 항구도시 수에즈 등으로 확산했다.
정부도 시위대를 향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카이로 시위에서 약 70명이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에즈에서는 시위대와 보안군이 무력 충돌한 가운데 치안부대가 실탄과 최루탄 등을 사용해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 이집트 보안당국은 소셜미디어 등으로 시위에 동참하라는 호소가 퍼지는 것을 막고자 인터넷 접속도 제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45세의 건설업자이자 배우이며 현재 스페인에 거주하는 모하메드 알리가 소셜미디어에 “현 정권이 공적자금으로 호화로운 대통령궁을 건설하고 있다”는 동영상을 게시한 것이 이번 시위의 계기로 전해졌다.
NYT는 알리가 누구인지, 이제야 혐의를 제기한 이유가 무엇인지, 누구와 연결돼 있는지 불분명하지만 이집트 정권의 부패와 무능에 염증을 느낀 시민이 알리의 동영상을 계기로 행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증시가 문을 열자마자 일제히 매도에 나섰다. 통신과 철강 등 이집트 증시 핵심 종목들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0% 폭락했다. 가파른 주가 하락에 증권거래소가 약 30분간 거래를 중지하기도 했다. 증시 거래 중지는 이집트가 2016년 11월 경제 혼란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이다.
이후 주식거래가 재개됐지만 이집트 증시 벤치마크인 EGX30지수는 5.3% 급락해 3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