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공중보건 재앙 되나…미국 CDC “환자 1000명 이상·사망자 18명”

입력 2019-10-0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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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 유발 원인 여전히 불분명

▲영국 런던에서 한 남성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영국 런던에서 한 남성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고 있다. 런던/AP뉴시스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공중보건 재앙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액상형 전자담배를 흡입하는 ‘베이핑(Vaping)’과 관련된 호흡기 질환 환자가 1000명을 넘었으며 사망자도 18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CDC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알래스카와 뉴햄프셔를 제외한 미국 48개 주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총 1080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최근 일주일간 275건의 새로운 질환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베이핑과 관련된 질환으로 의심되는 사망 건 수 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앤 슈차트 CDC 수석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질환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례가 계속 발생하는 가운데 경감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확인한 데이터는 이 사태가 정점에 도달했음을 전혀 시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여전히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며 “어떤 종류의 전자담배를 환자들이 폈는지 확인한 578건 중 약 78%는 마리화나(대마초) 활성 성분인 THC를 흡입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17%는 니코틴만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태의 심각성에 비춰보면 소비자들은 베이핑을 멈춰야 한다”며 “특히 THC를 흡입하거나 거리에서 성분이 불분명한 전자담배를 구매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CDC가 확인한 베이핑 사망자 수는 지난주 발표 당시의 12명에서 증가했으며 특히 노인들에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슈차트 부국장은 “환자 중간연령은 23세였지만 사망자는 50세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전자담배가 유발하는 폐질환이 공중보건 이슈로 부상한 7월 이후 CDC는 100명 이상의 의사와 조사관을 동원해 원인 규명에 나서고 있다.

조사 초기 의사들은 이 질환이 기름으로 인해 발생하는 드문 형태의 폐렴과 유사하다고 봤지만 새로운 연구는 이런 가설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CNBC는 전했다.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은 전날 “기름이 아닌 유독한 화학연기가 질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베이핑 관련 폐질환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17명의 환자 폐 조직을 검사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우리는 식품의약국(FDA), 각 주 보건당국과 계속 협력해 발병 원인을 조사해 폐질환 확산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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