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조합비를 인상한다. 전체 조합원 수가 줄어들면서 조합 예산이 감소하는 한편,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지면서 재정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8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울산 본사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조합비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대의원 97명 중 65명 찬성(67.01%)으로 가결됐다.
대의원들은 앞서 한차례 부결된 안을 다시 상정해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월 조합비를 이전보다 약 72% 오른 3만8000원 수준으로 결정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7월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인상안을 상정했으나 임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조합비 인상은 조합원에게 부담이 된다며 대의원들이 부결시킨 바 있다.
이번 의결은 의결정족수 3분의 2(66.66%) 이상 찬성이 가결 조건인 것을 고려하면 1표 차이로 통과됐다.
현재 기본급 1.2%(약 2만2000원)인 월 조합비는 통상임금 1% 수준인 약 3만8000원으로 오른다.
조합비 인상의 배경에는 먼저 조합원 수 감소가 존재한다.
1만7000명 수준이었던 전체 조합원은 최근 몇 년 사이 정년퇴직과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1만여 명으로 줄었다.
130억 원 상당인 조합 기금은 수시로 벌인 파업으로 일부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파업 과정에서 갖가지 영업 손실과 기물 파손 등을 이유로 사측이 3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재판 결과에 따라 수십억 원의 재정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일부 현장조직은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된 안건을 조합원 전체 투표로 결정하지 않고 다시 대의원대회에서 다루는 것은 조합원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며 반대 뜻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