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SS를 ‘시한폭탄’으로 놔둘 건가

입력 2019-10-1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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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산업부 기자

“국민이 시한폭탄을 끼고 사는 상황입니다.”

7일 진행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필수 요소인 ESS가 연이은 화재에 ‘시한폭탄’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ESS는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에 따라 급속히 확산했으나 2017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태양광 발전시설과 풍력 발전시설 등에서 23건의 ESS 연쇄 화재가 발생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를 꾸리고 6월 화재의 원인을 규명, 안전 강화 대책까지 발표했지만, 반년이 채 되지도 않아 또다시 3건의 화재가 발생한 상황이다.

정부는 ESS 화재 재발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추가 화재가 발생한 시설 중 2건이 화재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1건은 자체적 조치만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하며 기존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화재 원인을 명확히 밝힐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대책 발표 이후 업체의 안전 조치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뿐이다.

업계 역시 화재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방어하는 데 급급한 모양새다. 국감에 참석한 배터리 업체 임원은 동일한 배터리가 적용된 해외 ESS 시설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만 불이 나고 있다며 이를 “이상한 점”이라고 표현했다. 어떠한 운영 환경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배터리 업체가 화재를 운영자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 같아 불편하다.

ESS는 전 세계적으로 유망한 시장이고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한 산업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화재에 제품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 ‘내 탓은 아니다’라고 말할 때가 아니다. 정부와 업계는 또 다른 화재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확실한 조처를 해야 한다. 더는 ESS가 ‘시한폭탄’으로 전락하지 않고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총력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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