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인베스터스 산하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12~18개월 사이에 세계적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불안할 정도로 매우 높다”며 “만일 경기 침체가 없더라도 앞으로 경기가 훨씬 더 위축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가 ‘각본(script)’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각본에 대한 예시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전쟁을 고조시키지 않는 것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해결책을 찾는 것 △중앙은행들의 통화부양책 지속 등을 들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이코노미스트들도 세계 경제 성장이 지속적으로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공감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다른 분야의 모멘텀이 흔들렸더라도 소비가 경제의 버팀목이 돼 줬다”며 “그러나 이것은 지속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성장 지속을 위해서는 소비자와 가계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핵심은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정책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무디스의 이같은 전망은 가뜩이나 고조된 세계 경제 전망의 불안에 불을 지피는 것이다. 전날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았다. IMF는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전망치(3.2%)에서 0.2%포인트 내린 3%로 제시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3.5%에서 3.4%로 하향조정했다
IMF는 “높아지는 무역장벽과 고조되는 지정학적 긴장 등이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완화적인 통화정책 추진과 함께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며, 미국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들어가면서 의회가 이를 통과시킬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