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삼성SDI가 ESS 안정성을 보여주는 시연회를 마련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자체가 화재 원인은 아니지만, 천재지변 등 예기치 않은 요인에 따른 화재 확산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80cm 두께의 콘크리트벽으로 세워진 안전성 평가동에서 화재 확산 차단용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한 ESS 모듈 화재 테스트가 시작됐다.
먼저 소화용 첨단약품의 효과를 입증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첨단 약품이 들어있는 소화 부품에 불을 붙히자 ‘다다다다닥’ 하고 타는 소리가 들렸다. 10초 정도 지나자 불이 꺼졌다. 약품이 불꽃 위로 순식간에 쏟아지면서 불이 꺼진 것이다. 부착된 모듈 커버는 어떠한 화재 흔적도 없었다.
다음으로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배터리 모듈의 강제 발화 테스트가 진행됐다. 예기치 않은 요인으로 셀이 발화됐을 때, 특수 소화시스템이 작동해 셀의 발화와 인근 셀로의 화재 확산 방지 여부를 확인하는 테스트다.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모듈의 셀을 강철 못으로 찔러 강제 발화시켰다. 시간이 지나 한 개의 셀에서 ‘꽝’ 소리와 함께 연기와 불꽃이 발생했다. 그러자 소화시스템이 바로 작동해 불꽃을 껐다.
소화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모듈에도 같은 테스트가 이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꽃과 연기가 발생하더니 얼마 후 인접한 셀로 화재가 확산돼 모듈이 전소됐다.
허은기 삼성SDI 전무는 “이번 특수 소화시스템은 이번 달부터 글로벌로 출시되는 모든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며 “이미 설치된 국내 1000여 곳에 달하는 당사 ESS 시스템에도 자체 부담으로 모두 특수 소화시스템을 장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하고, ESS 설치 및 시공상태 감리 강화와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을 실시한다. 또 배터리 상태(전압, 전류, 온도 등)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운전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설치해왔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우리 배터리가 시장에 출하되기 전에 품질과 안전을 선제적으로 컨트롤 해야 한다”며 “안전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를 통해 국내 ESS 산업의 생태계가 회복되는 것은 물론, 글로벌 ESS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