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자본시장청(CMA)이 3일(현지시간) 아람코 IPO 계획을 승인하면서 절차가 공식적으로 개시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CMA는 이날 성명에서 “이사회가 아람코의 (국내 증시) 등록과 일부 주식 발행 신청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공표한다”며 “이번 승인은 6개월간 유효하며 아람코의 IPO 투자설명서(IPO Prospectus)는 청약 기간이 시작되기에 앞서 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오는 12월 초 사우디 리야드의 타다울거래소에서 상장될 예정이며 내년 해외증시 IPO도 추진하고 있다. 아람코는 당초 자사 기업가치를 2조 달러(약 2334조 원)로 봤지만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IPO 성공을 위해 1조6000억~1조8000억 달러로 가치를 낮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아람코는 타다울거래소에서 전체 지분의 1~2%를 상장해 약 200억~4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에 아람코는 5년 전 중국 알리바바그룹홀딩이 세운 250억 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IPO 기록을 갱신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아람코의 국내증시 상장은 오는 12월 11일 이뤄질 전망이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처음으로 추진 사실을 공개한 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아람코의 IPO가 현실화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람코 IPO는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경제개혁 ‘비전2030’ 플랜의 핵심에 있다. 이번 IPO를 통해 사우디 국부펀드의 화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글로벌 은행들도 ‘세기의 IPO’가 될 아람코 상장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톱 은행 20곳 이상이 이번 IPO 주간사로 선정됐다.
아람코는 전 세계 산유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지난해 순이익은 1111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익을 냈으며 애플(595억 달러)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307억 달러), 엑손모빌(208억 달러)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아람코는 세계 그 어떤 회사보다 매출과 순이익이 많았으며 이익 대부분을 세금과 로열티, 배당금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정부에 돌려줬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아람코는 증시에서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자 내년 750억~800억 달러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