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따로 노는 美증시 또 ‘사상 최고치’...올해 수익률 20%대 압도적

입력 2019-11-05 11:24 수정 2019-11-0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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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지수 등 3대 지수 상승폭 약 20%로 해외시장 압도…탄탄한 미국 경제에 투자자들 계속 베팅

미국 뉴욕증시가 미중 무역전쟁과 전 세계 경기둔화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무서운 기세로 질주하고 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4일(현지시간)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2% 상승한 2만7462.11로, S&P500지수는 0.37% 오른 3078.27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56% 오른 8433.20으로 장을 마쳤다.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건 7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증시는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어 상승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주말 미중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 체결에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국에서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중 무역전쟁 종전의 첫 단추가 드디어 꿰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주목할 건 올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와중에도 미국 증시만 유독 오름세를 보이면서 다른 나라 증시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우지수가 이날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에 따르면 탄탄한 소비와 고용 등 미국의 강력한 내수가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 우려를 완화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우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18%, S&P500지수는 23% 각각 뛰었고 나스닥지수 상승폭은 27%에 달했다. 글로벌 증시의 흐름이 동조화하기보다는 각국의 경제 상황에 맞춰 다변화하는 가운데 미국 시장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습이다.

다른 주요국 증시도 올해 오르기는 했지만 미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미국지수는 올해 상승폭이 23%로 S&P500지수와 같았다. 반면 미국을 제외한 ‘MSCI지수(MSCI AC World ex USA)’는 올 들어 지금까지 약 13% 올랐다. MSCI 집계를 기준으로 유럽은 15%, 중국은 10%, 신흥시장은 9% 각각 상승했다.

상품시장도 올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뉴욕증시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글로벌 상품가격을 종합한 ‘S&P GSCI지수’는 약 11% 올랐다.

뉴욕증시는 올해 가파른 상승세에 다른 나라 증시보다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불안도 제기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미국 경제에 기대를 걸고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달 말 기준 S&P500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9.9배로, 세계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증시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한국 기업들의 PER는 평균 12.8배, 유럽은 16.6배, 일본은 17.1배로 모두 미국에 못 미친다.

벤자민 라우 애프리엄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의 경제성장이 현 시점에서 채권보다 주식에 대한 낙관론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최근 수개월간 헬스케어와 반도체, 제조업 부문에서 비교적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미국 기업 주식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월가 대표 은행인 골드만삭스도 미국 주식이 당분간 글로벌 자산 중에서 가장 지배적인 위치에서 군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실비아 아르다냐 매니징 디렉터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식에 대한 우리의 견해는 여전히 ‘비중확대(Overweight)’”라며 “글로벌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독일 경제는 기술적 침체로 향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는 중기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견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됨에 따라 우리 고객들은 점점 더 리스크에 친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지표가 앞으로 더 좋아지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견실함을 유지하면 최근 뉴욕증시 랠리가 확실하게 연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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