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올 들어 급감세다. 6월 11만6000명 감소, 7월 13만9000명 감소에 이어 8월에도 12만6000명 줄었다. 동월 기준으론 3개월 연속 ‘2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연령대별로는 40대에서 비임금 근로자가 13만6000명 줄었는데, 감소분 중 8만1000명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였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과 건설업에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각각 4만3000명, 3만1000명 줄었다. 도소매업과 건설업은 제조업과 더불어 40대 취업자 비중이 큰 대표적인 산업이다. 이들 산업의 자영업자 감소는 곧 40대 자영업자 감소를 의미한다.
소분류별로는 슈퍼마켓,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에서 자영업자가 주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올해 2%대로 둔화했지만,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은 1분기 17.6%, 2분기 17.9%, 3분기 19.4%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소매판매액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늘었다는 건 기존 오프라인쇼핑이 온라인쇼핑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의미다. 추세상 점포소매점 형태의 소매업은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무급가족 종사자를 포함한 자영업자 비중은 지난해 기준 25.1%로 유럽연합(EU, 15.3%), 일본(10.3%), 미국(6.3%) 등 주요국을 크게 웃돈다. 자영업자 과밀은 도소매업에서 유독 두드러지는데, 이는 사업자금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1년 이내에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의 70%는 사업자금이 5000만 원 미만이었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편의점의 경우 창업자본이 상대적으로 소규모라 창업이 쏠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통계에 대해 “비임금 근로자는 온라인쇼핑 성장, 자동화ㆍ대형화 등 생산 유통구조 변화, 자영업자 포화 등 구조적 둔화 요인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건설업 부진은 건설경기 악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공사 집행실적인 건설기성(불변)은 2분기(-1.8%)에 이어 3분기(-4.1%)에도 전 분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감소분이 어떤 종사상지위로 흡수됐는지는 추적이 불가하다. 고용원(직원)을 모두 해고하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로 전환됐을 수도 있고, 폐업 후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했을 수도 있다. 또는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있다. 단 40대는 다른 연령대와 다르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없는 자영업자가 함께 감소했다. 임금근로자로 전환됐든,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가 됐든 사업 자체를 접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과 같은 유통구조 변화와 자영업자 유입이 이어지면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과 40대를 중심으로 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이탈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한편,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보다 15만8000명 늘었는데, 이는 인구 고령화의 영향이 크다. 60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가 16만9000명 증가한 게 단적인 예다. 특히 ‘쉬었음’ 인구가 34만9000명 급증했는데, 50대와 60세 이상에서 각각 9만2000명, 9만9000명 늘었다.
20대에서도 쉬었음 인구가 6만3000명 늘었는데, 이는 고용시장 둔화와 일자리 수급 불균형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전체 쉬었음 인구 중 쉬었음의 주된 이유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 ‘일자리가 없어서’라는 응답자가 각각 5만8000명, 3만4000명 늘었다. 다만 기재부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은 증가했으나, 구직단념자는 3분기 들어 감소로 전환됐고, 노동력 저활용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확장실업률도 최근 하락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