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이 휘발유 가격을 50% 인상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이날부터 휘발유 상한제를 실시하고 가격도 50%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보통 휘발유 가격은 이날부터 ℓ당 1만 리알(약 100원)에서 1만5000리알(약 12.7센트, 150원)로 올랐다. 개인 차량은 한 달 상한인 60ℓ를 넘기면 ℓ당 3만 리알을 줘야 한다. 택시와 앰뷸런스의 경우에는 ℓ당 1만5000리알에 최대 500ℓ까지 주유할 수 있다. 해당 한도량이 초과되면 ℓ당 3만 리알을 줘야 한다.
이란은 정부의 보조금과 석유 매장량 덕분에 휘발유 가격을 가장 저렴하게 유지해 온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정제 시설이 부족해 자국 내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데다 미국이 경제 제재에 들어가면서 원유 수출이 제한돼 재정 운용에도 차질이 생겼다.
휘발유 상한제는 2007년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휘발유 소비 억제를 위해 처음 도입했다. 그러나 도입 이후 시민들이 주유소에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2015년 결국 중단했다.
이란에서 휘발유 상한제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은 2018년 5월 미국이 2015년 체결된 이란핵협정(JCPOA)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부활시키면서 불거졌다. 상한제 시행을 우려한 이란 시민들은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주유소에 긴 줄을 서며 휘발유 사재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2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최근 몇 달간 이란이 수십년 만에 가장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고 미국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