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한국에서 헬스케어(HS), 정보통신(IT) 관련 기업의 성장세가 미국, 일본 등을 크게 앞지른 것을 조사됐다.
다만 이런 신사업들이 전체 상장기업의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작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한ㆍ미ㆍ일의 최근 기업성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금융 부문을 제외한 상장기업의 총자산(달러 환산 기준) 증가율을 계산한 결과, 한국은 1.72%로 집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OECD 국가 기준으로는 중간 수준이다. 특히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큰 미국(5.92%), 일본( 10.76%)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기업성장률과 경제성장률 사이에는 '정의 관계'가 있는 만큼, 지금까지의 경제성장률을 볼 때 올해 기업성장률은 더욱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경연 측은 주장했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현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기업이 부가가치 대부분을 창출하기 때문에 기업성장이 둔화한다는 것은 부가가치 증가의 둔화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모두 HS, IT, 통신서비스(CS) 등 신성장산업 기업의 성장률이 전체 산업 평균보다 높았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HS, IT 기업의 성장률은 최근 3년간 각각 11.35%, 14.99% 였다. 같은 기간 미국은 10.39%, 8.12%, 일본은 6.48%, 5.82% 성장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CS의 경우 12.01%로 미국(15.72%), 일본(14.81%)보다 낮았다.
단, 신성장 기업들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미국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미국의 경우 전체 상장 기업 중 HS, IT, CS 세 부문의 기업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를 웃돌았다.
한국의 경우 IT 하드웨어와 반도체 부문의 비중이 6% 넘겼다. 3개국, 모든 분야에서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나머지 사업의 비중은 1% 안팎에 그쳤다.
반면 일본의 경우 전기통신 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신사업의 비중은 대부분 1%에도 못 미쳤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미국경제는 그 규모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혁신적 기업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산업구조의 변화가 가장 역동적”이라며 “한국의 경우 IT 부문에서의 높은 성장에도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자산비중이 2010년 대비 2018년 1.5%포인트(p) 이상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빠르게 성장하는 HS, IT, CS 산업에서 미국, 일본과의 기업 규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관련 규제, 원격의료 규제 등 신성장 분야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해묵은 규제의 개선이 절실”하다며 “세계 1위 거대 규모의 미국경제가 산업구조 변화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는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