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사인 스탠다임(Standigm)에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AI로 신약 후보 물질을 자동으로 발굴하는 혁신 기술을 선점해 신약 개발의 효율을 극대화하며 바이오·제약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데이터 학습(트레이닝)·후보 물질군 생성(제너레이션)·최종 합성 후보 선별(필터링) 등 신약 후보 물질 디자인 과정을 가상환경에서 자동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 AI 솔루션 기술을 확보한 스탠다임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스탠다임은 AI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2015년 설립됐다. 이 회사에는 인공지능 개발자, 생물학자, 의학화학자(Medical Chemist), 시스템생물학자(System Biologist) 및 변리사 등 25명의 전문가가 근무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선도물질 최적화기술인 ‘스탠다임 베스트’를 통해 400만 건에 달하는 물질의 구조와 기능을 딥러닝해 새로운 신약 물질을 디자인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는 신약 물질을 합성해 약효 등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스탠다임은 현재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유수의 제약사 등과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항암, 비알코올성지방간, 파킨슨병 등 다양한 분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7월 이후 비알코올성지방간에 대한 특허 3개를 출원했고, 항암제 등 연내 20개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다.
제약산업에서 AI는 신약 개발 대상 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다양한 단계에 적용돼 개발기간 단축과 비용 감소는 물론 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기존에는 수십 명이 수년간 분석할 양의 논문을 AI로 단 하루 만에 분석 가능하며 가상환경에서 실험이 실시되기 때문에 보다 적은 수의 인력을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
일본제약공업협회에 따르면 AI를 신약 개발에 적용할 경우 평균 10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 기간은 3~4년으로 최대 70% 단축되고 평균 1조2200억 원이 들던 개발 비용도 절반 수준으로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매년 41%씩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독점적 사업자가 등장하지 않은 초기 단계 시장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M&A나 자체 조직 구성 등을 통해 AI 역량을 내재화하는 한편 스타트업과의 협업도 병행하면서 AI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는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을 통해 자체 개발한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운영 중이며, 이번 스탠다임 투자로 기술 역량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김진한 스탠다임 대표는 “SK와의 협업으로 AI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의 새로운 표준이 되겠다는 스탠다임의 목표를 더 빠르게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AI 신약 개발 기술은 기존 신약개발 사업의 비효율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필수 역량”이라며 “글로벌 수준으로 고도화된 알고리즘 개발 등 자체 신약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스탠다임과 SK그룹간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의 AI기술이 글로벌 마켓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