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세가 둔화했다. 연말을 맞아 금융당국이 설정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 5%대를 맞추기 위해 은행들이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11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36조714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7826억원 증가했다. 10월 증가액 3조835억 원과 비교하면 1조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주담대는 가계대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부분이다.
농협은행은 10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이 9.5%로 주요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농협은행은 10월에 주담대를 1637억 원 줄인 데 이어 11월에도 3566억 원 추가로 감축했다. 이를 위해 농협은행은 9월 26일에 고정·변동형 주담대의 우대금리 한도를 0.3%포인트(P) 축소했고 지난달 1일엔 고정형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0.18%P 인상했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감소폭도 컸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10월 5553억 원 늘어났지만 11월에는 1145억 원 감소했다.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9,000억원가량을 주택금융공사로 넘겨 그만큼이 잔액에서 차감된 영향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10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이 2.1%로 낮았던 국민은행은 11월에 주담대를 1조4430억 원 늘렸다. 10월 증가액(7,260억원)의 두 배다. 국민은행은 대출금리를 크게 조정하지 않아 다른 은행에 비해 금리가 낮은 데다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가 큰 모기지신용보증(MCG)·모기지신용보험(MCI) 연계 대출상품을 팔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한·우리·하나은행은 MCG·MCI 연계 대출상품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