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10월 10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새 20파운드 지폐 소개 행사에서 샘플을 들어보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카니 총재는 내년 1월 31일 퇴임할 예정이다. 런던/AP뉴시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현 총재가 퇴임을 앞둔 가운데 그의 후임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영국 정부는 카니 총재가 예정대로 내년 1월 31일 퇴임할 수 있도록 후임 인선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영국 재무부는 이날 카니의 후임과 관련해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크리스마스 전에 발표될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리스 존슨 총리의 보수당이 지난 12일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가운데 카니 총재는 다음 달 퇴임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관리들은 사지드 자비드 재무장관에게 후임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재촉하고 있다.
자비드 장관은 이번 주 예정된 개각에도 유임이 유력하며, 이미 차기 영란은행 총재 후보에 누가 올라와 있는지 알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차기 영란은행 총재 경쟁에서 선두주자로 미누슈 샤피크 런던정경대(LSE) 총장과 앤드루 베일리 금융행위감독청(FCA) 청장,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누슈 샤피크 런던정경대(LSE) 총장. 출처 LSE 페이스북
샤피크는 2014~2017년 영란은행에서 시장·은행 부문 부총재를 역임했으며 그 이전에는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를 맡는 등 다자간 국제 금융기구에서 풍부한 경력을 쌓았다. 그는 2017년 9월 LSE 총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아울러 2015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으로부터 데임(Dame·여성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FT는 샤피크가 총재가 된다면 영란은행 업무 전체 범위를 포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 청장. AP뉴시스
베일리는 오랫동안 카니의 뒤를 이을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유명 스타 펀드매니저였던 닐 우드포드가 운영했던 펀드의 종료를 포함한 일련의 금융 스캔들로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FT는 꼬집었다. 여전히 베일리는 영란은행에서 이사와 부총재 등 여러 직책을 두루 거치면서 신망이 두터웠다.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AP뉴시스
마지막으로 거론되는 후보는 바로 미국인인 워시다. 그는 2014년 영란은행의 ‘책임과 투명성’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의 후임을 고를 때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워시는 연준에 있을 당시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잘못됐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대표적으로 2009년 연준 양적완화에 대한 경고와 2010년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우려가 워시의 빗나간 견해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