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값이 6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3% 오른 온스당 1588.1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 선물도 시카고상품거래소(CMX)에서 2.5% 오른 1590.90달러에 거래됐다.
산업용 금속도 강세를 보였다. 매연 정화 장치에 쓰이는 팔라듐 현물 가격은 이날 1.5% 상승한 온스당 2019.73달러로 기록을 경신했다. 은과 백금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금값 상승은 중동 지역의 불안 고조가 견인했다.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군부 최고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가 사망한 이후, 보복을 경고한 이란은 급기야 전날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는다”면서 사실상 핵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했다.
금값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6개월 이내에 금리 인상은 없다고 한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주춤한 데 힘입어 랠리 현상을 이어왔다. 중동 정세 불안이 이 같은 금값 랠리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금값이 상승 추세를 더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더 고조된다면 금값에 추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역사에 비춰 볼 때 금은 현재 수준을 더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정학적 위험 헤지 수단으로는 금이 선호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