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산 경쟁력이 장기간에 걸쳐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는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사관계 재설정과 규제 개혁, 연구개발 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21일 제8회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을 열었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발전전략’을 주제로 한 포럼은 최근 자동차 산업이 당면한 위기상황을 진단하고 정책과제를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기조 발언을 통해 “해외 수요가 늘어나도 한국의 가격 경쟁력이 지금 상태로 지속한다면, 다른 나라가 커진 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를 보완하는 노력이 정부와 기업에서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만기 회장은 이를 위해 법인세율 인하와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노사 협상주기 변경(현행 1년→3~4년)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자동차 생산이 지난해 400만대 선 아래로 내려오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특히 내수보다 수출의 내림세가 지속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의 자동차 수출 대수는 2012년 317만대에서 2019년 240만대로 77만대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 5사의 수출은 역대 최고치 대비 △현대차 16% △기아차 26.5% △한국지엠 57.8% △르노삼성 48.8% △쌍용차 68.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완성차 업계가 생산 절벽을 맞이하며 부품업계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1차 협력업체 83개 중 24%인 20곳이 적자를 봤다.
조철 위원은 국내 차 산업의 어려움이 △비용구조 △경직된 노사관계 △비효율 △규제 등과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연구개발과 부품산업 부분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고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노동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유연성이 매우 부족하다”라며 △수량적 유연성 부족 △기능적 유연성 부족 △임금 유연성 부족을 예시로 들었다.
이어 김 교수는 “노사는 목표와 원칙을 확립하고, 정부는 노동 관련 법 제도를 개편해 유연 안전성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기차 보급만으로는 세계적인 환경규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한호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전기차만으로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하려면 전기차 판매비율을 12.5배 늘려야 한다”며 “전기차 보급 목표와 내연기관차의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 목표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비싼 이유로 배터리 가격을 꼽으며 "현재 배터리 가격이 연평균 10% 이상 감소하고 있지만, 대용량 생산공장을 통한 가격 인하ㆍ차세대 배터리팩 개발ㆍ전기차 공유 플랫폼 개발 등으로 지속적인 가격 하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