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헤지펀드 평균 투자수익률이 10.4%로 10년 만에 최고 성적을 올렸지만 투자자들이 무려 430억 달러(약 50조 원) 자금을 인출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금융정보업체 HFR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인출 규모는 2018년의 383억 달러에서 증가한 것이다. 또 HFR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헤지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총 1420억 달러에 달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헤지펀드들이 다른 금융상품에 못 미치는 성적을 수년간 내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헤지펀드 상품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는 것이 인출 확대 주원인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예를 들어 헤지펀드는 지난해 10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의 상승률 31.5%는 훨씬 밑돌았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S&P500지수와 헤지펀드 상품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헤지펀드는 전 세계의 다양한 자산을 대상으로 갖가지 투자전략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헤지펀드 수익률은 50대 50 비율의 글로벌 주식채권펀드 수익률 16.6%도 따라잡지 못했다고 FT는 꼬집었다.
금융정보업체 이베스트먼트의 피터 로렐리 글로벌 리서치 대표는 “헤지펀드들이 2018년 부진한 성적을 올린 것이 지난해 투자자들의 헤지펀드 투자 축소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20억 달러 규모의 퀀트에지캐피털 글로벌펀드는 지난달 초까지 연간 투자수익률이 63.6%에 달해 2019년 최고의 헤지펀드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이 펀드는 2018년에는 마이너스(-) 29.2% 수익률로 HSBC홀딩스가 집계한 400여 개 헤지펀드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정반대 사례도 있다. 영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크리스핀 오데이가 운용하는 유럽펀드는 2018년 수익률이 53%로, HSBC가 선정한 최고의 헤지펀드에 꼽혔지만 지난해는 수익률이 -10%로 추락했다. 지난해 9월 영국 파운드화와 국제유가 강세에 베팅한 것이 실패로 끝났기 때문.
헤지펀드 성적이 이렇게 급격하게 변동하면서 많은 투자자가 투자를 꺼리게 됐다고 FT는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