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가 연준의 경제와 기준금리 전망에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은 2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를 시작했다. 시장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안전자산 매수세가 커지면서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가 유발하는 극심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연준이 이르면 3월 금리 인하 등 공격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버딘자산운용의 제임스 애세이 선임 투자 매니저가 바로 여기에 베팅하는 투자자 중 한 명이다. 그는 “현재 증시나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연준이 1분기 말에는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채권과 선물상품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런 견해는 시장 전반에서 여전히 소수파에 속한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현재 오는 10월까지 연준이 한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금리 동결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다수파와 급격한 인하를 전망하는 소수파 사이의 의견 분열을 반영한 것이며 시장 견해 대부분은 올해 금리 동결에 쏠려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그동안 “경기 전망과 관련해 ‘실질적인 재평가(Material Reassessment)’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이는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될 조짐을 보이기 전까지는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시장은 파월 의장이 29일 FOMC를 마치고 가질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를 중심으로 올해 세계 경기회복을 위협할 변수들에 대해 어떤 진단과 전망을 내놓을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은 연준과 파월 의장이 새해 첫 FOMC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 등 여러 이슈에 대해 확실한 답변 대신 힌트만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과거 전염병이나 자연재해 등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일회성 이벤트로 간주해 장기적인 정책 결정에서 이런 사건들을 큰 변수로 고려하지는 않았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FOMC 시작과 맞춰 거듭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연준은 우리의 금리를 경쟁력 있게 만들기 위해 더욱 현명해져야 하며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다른 나라들은 우리보다 훨씬 이자 부담이 적다. 우리는 부채 상환과 재융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재 인플레이션도 거의 없다. 우리는 2년 늦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