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해보험사가 올해 조직개편에서 장기손익 부서를 공통적으로 강화했다. 지난해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장기보험 손해율 악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 밖에도 현장 조직은 감축하는 대신에 보험대리점(GA)부서는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조직개편에서 장기손해율 전담 조직인 ‘손익구조개선TF’를 신설했다. 장기보험 손해율 악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KB손해보험은 기존 상품총괄 직속 부서였던 보험사기 조사 전담인력(SIU)부서를 장기보험부문 직속으로 편제를 변경해 기존 장기전문조사부와의 협업 모델을 구축했다. 현대해상도 이번 조직개편에서 장기손익파트를 신설해 전담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상품전략실 내 장기보험팀에 장기리스크센싱(sensing)파트를 신설한 바 있다.
주요 손보사가 잇달아 장기손익 파트를 신설한 건 장기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들어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손해율은 90%를 상회할 정도다. 손해율 급등의 가장 큰 요인은 장기보험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실손보험 영향이다. 손보사들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풍선효과’ 영향으로 연간 1조7000억 원 규모의 실손보험 적자에 직면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직개편 중 가장 돋보이는 건 장기손익에 대한 공통적인 대응”이라며 “손해율 리스크 심각성이 업계 전반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손보사들은 비용 감축을 위한 조직 슬림화도 단행했다. 예컨대 기존 지역본부→지역단→영업지점의 3단계를, 지역본부→영업지점으로 슬림화해 대면영업 채널의 지원조직을 단순화하는 방식이다.
DB손보는 스탭부서를 통합하고 성장 부진한 지점은 통합했다. KB손보도 총괄 및 본부를 통폐합했다. 메리츠화재는 일반보험 영업부의 기존 총괄산하 3개 부문(기업영업 1부문, 기업영업 2부문, 채널영업 부문)을 폐지했다. 조직 슬림화를 위해 총괄 레이어를 축소한 것이다.
반면 손보사들은 성장채널인 GA에 대해서는 조직 세분화와 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DB손보는 GA영업기획·지원 파트를 분리 신설했고, KB손보는 기존 전략영업 부문을 GA영업 부문으로 변경하고 GA본부를 수도권과 지방권으로 분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