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5총선을 70여 일 앞두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침묵하면서 공천 전략에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국회에서 컷오프(공천배제), 기본점수 등에 대한 회의를 이어가며 황 대표의 공천 지역구도를 논의했지만, 결론에 이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완수 사무총장은 황 대표 지역구 안건 논의에 대해 “종로에 대한 결정을 할지 모르겠지만, 논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 의사를 밝힌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보수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한 데다 이렇다 할 선거 전략을 보여주지 않고 있어 정치권에선 황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재차 거론된다.
황 대표는 지난달 3일 광화문 집회에서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하겠다”며 “우리 당 중진들도 같이 험한 길로 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패스트트랙 법안을 막지 못하고, 험지 출마를 거부하는 중진 의원들로 인해 당 안팎에선 황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지적됐다. 이를 위해 황 대표가 승부수로 내건 ‘수도권 험지’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출마 선언한 ‘정치 1번지’ 종로로 해석됐다.
그러나 황 대표는 자신의 총선 출마 지역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어디에 출마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제 개인의 문제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며 “당 전체 전략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라고만 강조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보수 통합 작업이 우선이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당내에서 황 대표의 리더십이 제 갈 길을 못 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황 대표가 불출마한다면 ‘희생 카드’로 반전될 수 있지 않겠냐는 얘기도 들리는데 현재로서는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이 총선 전략으로 ‘현 정권 심판’을 내건 만큼 제1야당 대표로서 상징성 있는 지역ㆍ인물과 붙어야 하지만 “타이밍을 놓쳤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황 대표가 종로로 갈 경우 낙선 가능성을 저울질하다 공관위 압력에 의해 억지로 출마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종로 출마 의사를 피력하고 있어 보수 통합 논의도 명분이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외 용산이나 양천갑 등 여당의 열세 지역은 황 대표에게 ‘계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구는 당선에 가깝지만 “당 대표가 종로가 무서워 도망쳤다”, “야권에 유리한 곳은 험지가 아니다”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어서다.
불출마 카드도 “험지 출마를 포기했다”는 지적에 직면한다. 황 대표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조만간 만나 양당 통합 논의의 ‘최종 담판’을 지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동반 불출마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황 대표 거취 문제는 늦었다”면서 “당 대표가 선거를 끌고 나가야 하는데 통합 작업도 늦어지고 있는 것은 ‘정치 신인’이란 확증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