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으로 4ㆍ15 총선의 ‘빅매치’가 확정된 종로에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 대표가 동시에 나서며 현장 표심 잡기를 본격화했다.
이 전 총리는 도시 재생에 초점을 맞춰 지역 탐방 결과를 종합해 총선 공약으로 키우는 방안인 반면, 황 대표는 위축된 경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종로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사직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4ㆍ15 총선을 종로와 대한민국을 위한 출발로 삼고자 한다”면서 “다른 후보들과도 그것을 위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청년이 돌아오는 종로로 바꿔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 교육, 보육, 주거환경, 산업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교통이 원활한 종로로 개선하려 한다. 고양 삼송과 용산 구간 신분당선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총리는 “광화문 광장 조성 문제는 교통문제 해결이 선결된 뒤에 공론화를 해 나가도록 임하겠다”면서 “주차 공간 확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역사문화도시로 종로를 발전시켜 가겠다”면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재생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3일 예비후보등록을 마치자마자 ‘광폭’ 지역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종로에 국한하지 않은 지역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황 대표와 비전 경쟁을 예고했다. 4일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된 창신동을 찾아 관련 민원을 들었다.
황 대표는 출마 선언 이틀 만에 현장을 찾아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종로구 관철동 ‘젊음의 거리’를 찾아 공실상가 비율을 살폈다. 이곳은 젠트리피케이션(도심 지역의 임대료 급등으로 나타나는 공동화 현상)에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상권이 활기를 잃은 곳이다. 황 대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위축된 경제 등이 상가 공실률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 경제가 어렵다. 특히 종로 경제가 어렵다고 들었다. 관광객도 줄고,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수익성이 나지 않으니까 빈집들이 자꾸 많아진다”며 “종로의 경제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을 한다. 가는 곳 구석구석 문 닫은 점포가 너무 많다. 그런 것들이 다 정상화될 수 있도록, 종로 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모교인 성균관대를 방문하고, 옛 경기고 부지인 정독도서관으로 향했다. 황 대표는 경기고가 종로구에 있을 때 학교를 다녀 종로와 인연이 깊은 것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고등학교와 대학교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라며 “우리 사회가 많이 흔들리고 있는데, 하루빨리 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나라를 바로잡겠다”고 했다.
황 대표가 종로 선거에 대해 ‘황교안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결’이라며 정권 심판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우는 반면, 이 전 총리는 ‘인물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유권자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이 전 총리는 “과거 총리들과는 꽤 다르게 현장, 또 문제의 본질에서 눈떼지 않고 해결을 직접 모색하고 진두지휘했던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자신의 강점을 말했다.
황 대표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에서 험지보다 더한 험지에 가겠노라 약속했다”며 “문재인 정권과 가장 가까이에, 가장 강력하게 싸울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고 종로 출마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