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발표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사업은 방역역량 확충과 소비 진작에 집중됐다. 총 11조7000억 원에서 세입경정 3조2000억 원을 제외한 세출확대 8조5000억 원 중 5조3000억 원이 감염병 검역·진단·치료 등 방역체계 보강·고도화(2조3000억 원)와 민생·고용안정(3조 원)에 쓰인다.
먼저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161개뿐인 음압병실이 120개 확대되고, 감염병 환자의 신속한 이송을 위한 음압구급차 146대 구입비가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질병관리본부의 검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선 원심분리기, DNA 서열분리기 등 검사·분석장비가 대폭 확충된다. 또 권역별 감염병 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해 영남권과 중부권에 전문병원 2개소가 신설된다.
현재 코로나19 감염자를 판별하고 있는 선별진료소에는 이미 지원된 예비비에 더해 추경에서 441억 원이 추가 지원된다. 추가 지원금은 에어텐트, 이동형 읍압기 등 선별진료소 필요장비 구입에 쓰일 예정이다. 지역거점 의료기관 100개소에는 체외막산소공급기(ECMO), 인공호흡기, 인공신장기(CRRT), 이동형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장비 구입비가 지원된다.
정부 방역조치에 따라 발생한 의료기관 손실에 대해선 총 3500억 원의 보상금과 4000억 원의 경영 안정화 융자가 지원된다. 또 입원·격리치료자에 대해선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가 지급된다. 해당 예산은 이미 예비비로 편성됐으나,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환자와 자가격리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추경에 추가 편성됐다. 의료기관과 각급 학교, 저소득층에 대해선 마스크 1억3000만 장 이상이 무상 지원된다. 특히 대구·경북에 898만 장이 우선 공급된다.
소비 진작 대책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신용·체크카드 등 사용액 소득공제율 인상 등 ‘민생경제 종합대책(2월 28일 발표)’에 이은 2단계 조치다.
사업별로 보면, 기초생활보장제도 지원대상 137만7000가구에 대해선 지역사랑상품권 4개월분(3~6월), 총 8506억 원어치가 지급된다. 2인 가구 기준 지급액은 생계·의료급여 수급자가 월 22만 원, 주거·교육급여 수급자는 17만 원이다. 아동수당 대상자에게는 지역사랑상품권(1인당 월 10만 원) 4개월분이 지급된다. 지급대상은 263만 명, 총 지원규모는 1조549억 원이다.
더불어 노인 일자리 참여자가 보수의 3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수령 시에는 총보수 20% 상당의 인센티브가 지원된다. 가령 월 27만 원을 받는 참여자가 보수를 현금 18만9000원, 상품권 8만7000원으로 받아간다면 상품권 5만9000원어치가 추가로 지급된다.
일반 국민에 대해선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 시 환급액(10%) 한도가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확대된다. 온누리상품권도 발행규모가 기존 2조5000억 원에서 5000억 원 확대되며, 1인당 구매한도는 모바일 상품권 기준으로 기존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늘어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 당장은 방역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가 진행되면 타격이 너무 커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이번 추경에 소비 진작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함께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사업장 폐쇄 및 실적 악화로 인한 고용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인원이 5만 명 늘고, 3개월간 월 50만 원씩 지급되는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도 한시적으로 재도입된다.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과 두루누리 사회보험 예산도 대폭 확충된다.
이 밖에 임차인의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임대인에게 인하분의 절반만큼 법인세·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착한 임대인’ 대책의 후속조치로, ‘착한 임대인’ 비율이 20%를 넘는 시장에 화재안전시설 등 부가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은 “시장당 6억 원 정도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려고 한다”며 “그래서 그 예산을 120억 원 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