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임시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7일 이후 11년5개월만이다. 당시에는 기준금리를 5.00%에서 4.25%로 75bp(1bp=0.01%포인트) 인하했었다. 당시 한은은 2008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불과 5개월간 임시금통위를 비롯한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25%에서 2.00%까지 인하한 바 있다.
한은의 전격 금리인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유행)에 세계경제가 휘청이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연준(Fed)은 17일(현지시간)과 18일 양일간 예정됐던 정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취소하는 대신 15일 긴급 임시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나 인하했다. 3일 긴급 임시회를 열고 50bp를 인하한지 불과 10여일만이다. 연준은 금리인하에 더해 7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예상했던 것보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빠르고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진정되고 있다 해도 외국에서 확산하고 있어 소비활동 정상화가 어렵고 수출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으로서도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 과감하게 금리인하를 했다는 점에서 한은도 다음번 금통위가 예정된 다음달 9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주요국들도 그렇고 정책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한은도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효과는 없겠지만 멀리보면 심리적 안정 등 긍정적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한은은 기준금리를 0.5%까지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