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직원들의 애환이다. 1일부터 소상공인에 대한 초저금리(연1.5%) 대출이 시작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자금 사정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이다. 5개 시중은행은 신용등급 1~3등급 대상으로 3조5000억 원을 대출해준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대출 규모가 월등히 크다. 기업은행은 단독으로 5조8000억 원을 공급한다. 점포 수만 놓고 보더라도 업무 과중은 예견된 상황이다. 5대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는 3500여 개다(2019년 기준). 이에 비해 기업은행은 630여 개로 5배나 적다. 여기에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중신용(4~6등급) 소상공인들의 대출은 모두 기업은행 몫이다. 여기에 3000만 원 이하 소액대출에 대해서는 지역신용보증재단 심사를 기업은행이 위탁받는다. 기업은행 직원은 대출 심사부터 발급까지 대출업무 전반을 5일 이내에 해야 하는 고강도 업무에 시달려야 한다.
코로나19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려는 마음은 기업은행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장을 생각하지 않는 윤종원 행장은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취임 후 2주에 한 번 노조와 만나 소통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지 오래다. 소통이 떠난 자리에 단절만 남았다. 지난달 기업은행 노조는 대구 등 지역 영업점을 돌며 어려운 현장의 목소리를 윤 행장에게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윤 행장은 노조의 현장 방문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고, 공감도 얻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노조는 지난달 영업점 대란을 막기 위해 미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윤 행장에게 의견을 전달했지만 “상황을 지켜보자”는 대답만 돌아왔다.
은행 대출은 통상적으로 초반 대출 상담 기간에 업무가 폭증한다. 결국, 대책 없이 직원들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윤 행장은 취임식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힘을 모으고 마주 보면서 웃을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귀를 닫고 대책을 미루는 윤 행장의 태도는 동반자인 직원들에게 웃음 대신 고통만 남긴다. 그러는 사이 노사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고객 불만은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