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여행 업계에 따르면 서울관광재단이 서울시와 함께 추진하는 ‘서울형 여행업 위기극복 프로젝트’는 자금 지원 시기와 대상 등 기준이 영세 업체들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서울시에 등록된 여행 업체는 8515개이다. ‘서울형 여행업 위기극복 프로젝트’는 이 중 1000개 업체에 500만 원씩 총 5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최소 5년 이상 된 여행 업체로 올해 2~3월 월평균 매출액이 직전년도 월평균 매출액 대비 75% 이상 감소한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행 수요 회복 대비 신규 관광수요 맞춤형 상품 기획·개발 비용을 비롯해 △온라인 콘텐츠 고도화 개발ㆍ제작 비용 △예약시스템 및 플랫폼 서비스 정비, 홈페이지 개선 등 기반 재조성 비용 △기타 홍보ㆍ마케팅 비용 등이 지원 대상이다.
서울관광재단은 여행사들이 집행 내역을 증빙 자료와 함께 제출하면 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여행 업체들 자금 지원 시기와 자격 요건을 문제 삼는다.
A 여행사 대표는 “이번 사업은 말 그대로 ‘후불’ 개념”이라며 “선정 업체가 발표 시점이 이달 29일이고, 사업을 진행해 증빙하면 5~6월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말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는 가정하에 여행 업계가 살아나면 뭐라도 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면 사업비를 먼저 끌어다 쓸 수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B 여행사 대표는 “어느 정도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춘 업체의 생존력 강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문구를 보고 숨이 턱 막혔다”면서 “우리는 비록 5년 이상 되지 않았지만 생존이 절실한 곳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사업비 증빙 조건은 법적으로 인건비나 임대료 등 운영비 지원이 불가능하다”면서 “불가 항목만 빼고 가능한 한 폭넓게 지원하겠다는 차원에서 사업비와 관련된 내용들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을 지원했는데 업체가 사라지면 안 되니 증빙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참여 자격 조건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 메르스, 사드 때도 버텼던 기업들마저 도산 위기에 처한 상황인 만큼 ‘5년 이상’이라는 최소한의 기준을 세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