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여행사들, 코로나19 극복 지원 문턱 높아 '울상'

입력 2020-04-01 16:35 수정 2020-04-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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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여행업 위기극복 프로젝트 후불 개념"…"증빙 어쩔 수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텅 비어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텅 비어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영세 여행 업체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대책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지원 혜택이 미치지 않은 ‘사각지대’에 놓여 울상 짓고 있다.

1일 여행 업계에 따르면 서울관광재단이 서울시와 함께 추진하는 ‘서울형 여행업 위기극복 프로젝트’는 자금 지원 시기와 대상 등 기준이 영세 업체들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서울시에 등록된 여행 업체는 8515개이다. ‘서울형 여행업 위기극복 프로젝트’는 이 중 1000개 업체에 500만 원씩 총 5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최소 5년 이상 된 여행 업체로 올해 2~3월 월평균 매출액이 직전년도 월평균 매출액 대비 75% 이상 감소한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행 수요 회복 대비 신규 관광수요 맞춤형 상품 기획·개발 비용을 비롯해 △온라인 콘텐츠 고도화 개발ㆍ제작 비용 △예약시스템 및 플랫폼 서비스 정비, 홈페이지 개선 등 기반 재조성 비용 △기타 홍보ㆍ마케팅 비용 등이 지원 대상이다.

서울관광재단은 여행사들이 집행 내역을 증빙 자료와 함께 제출하면 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여행 업체들 자금 지원 시기와 자격 요건을 문제 삼는다.

A 여행사 대표는 “이번 사업은 말 그대로 ‘후불’ 개념”이라며 “선정 업체가 발표 시점이 이달 29일이고, 사업을 진행해 증빙하면 5~6월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말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는 가정하에 여행 업계가 살아나면 뭐라도 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면 사업비를 먼저 끌어다 쓸 수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B 여행사 대표는 “어느 정도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춘 업체의 생존력 강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문구를 보고 숨이 턱 막혔다”면서 “우리는 비록 5년 이상 되지 않았지만 생존이 절실한 곳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사업비 증빙 조건은 법적으로 인건비나 임대료 등 운영비 지원이 불가능하다”면서 “불가 항목만 빼고 가능한 한 폭넓게 지원하겠다는 차원에서 사업비와 관련된 내용들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을 지원했는데 업체가 사라지면 안 되니 증빙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참여 자격 조건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 메르스, 사드 때도 버텼던 기업들마저 도산 위기에 처한 상황인 만큼 ‘5년 이상’이라는 최소한의 기준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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