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개인투자자)의 1분기 주식투자 성적표는 초라했다. 외국인 매도세에 맞서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사자’ 행렬을 이어갔지만 결국 손실만 떠안은 격이 됐다.
3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월 2일~3월 31일) 개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3.10%다.
수익률은 키움증권 기준으로 투자자가 1분기 주식을 매수한 가격의 추정평균가(순매수액/순매수수량)를 3일 종가와 비교한 값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연말연초 상승장을 주도하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가격이 하락할 때 적극 매수하는 패턴을 보였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7조8362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1분기 매수 추정평균가는 5만2543원이지만 3일 종가는 4만7000원으로 10.54% 손실이 생겼다.
이어 개인들은 KODEX 레버리지,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현대차, KODEX 200선물인버스2X, SK이노베이션, 한국전력, 신한지주, KODEX WTI원유선물(H) 순으로 순매수했다.
특히 상반된 증시 방향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함께 올랐다.
KODEX 레버리지는 코스피200 지수를 2배 추종하는 ETF이며,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이 지수 흐름에 2배로 ‘역베팅’하는 상품이다. 개인은 두 ETF에서 각각 -20.86%, -23.85% 수익률을 기록했다. 단기적인 증시 방향 예측마다 헛다리를 짚으며 두 쪽 모두 물린 상황이 됐다.
이 와중에 개인이 내다판 종목들은 하락장에서도 올랐다.
개인 순매도 1위인 셀트리온은 매도 추정평균가인 17만6433원 대비 11.09%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한진칼은 38.93%, 엔씨소프트는 12.37% 수익률을 나타냈다.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37%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 시장도 상황은 비숫하다.
개인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5.48%인 반면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은 5.41% 수익률을 기록했다.
순매수 1위 종목은 최근 매수세가 쏠린 씨젠으로 61.91% 수익률 대박을 터뜨렸지만 나머지 에이치엘비, CJ ENM, 에코프로비엠 등 대부분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가장 많이 내다 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현재 27.83%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1분기 개인은 코스피시장서 20조5673억 원, 코스닥시장서 3조2244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외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이에 금융당국까지 나서서 개인의 지나친 사자 행진을 우려하는 일이 벌어졌다.
2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며 “단순히 과거보다 주가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묻지마식 투자’, 과도한 대출을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 등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