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업의 피해가 컸지만 서비스업 혁신을 가속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쇼핑이나 배달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비대면 서비스가 서비스업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 이에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비대면 서비스가 계속 활성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법제도 정비·규제 개선·사회적 갈등 해결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산업연구원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서비스 모델과 정책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기 시작한 2월 중순 이후 서비스업은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과 소비가 급격히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초반에는 중국 관광객 감소로 여행업, 숙박업, 항공, 면세점 등이 타격을 입었고 음식점업, 공연예술업, 교육서비스업 등으로 부정적 효과가 퍼졌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월 106.4에서 3월 101.7로 감소했다.
다만 소비 행태 변화에 따라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일부 업종에서는 오히려 판매가 늘었다.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3.3% 감소했으나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6.9% 급증했다. 소매판매액 대비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의 비중은 1월 22.9%에서 3월 28.2%로 5.3%포인트 확대했다.
외식업에서는 대면 접촉을 피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해당 업종 매출액의 급격한 감소를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에서 이뤄진 3월 결제금액은 1월보다 44%가량 증가했다.
영화관, 공연장, 경기장에서 여가나 레저 생활을 즐기던 사람들은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눈을 돌렸다. 넷플릭스의 3월 국내 사용자 수는 463만명으로 2월보다 22% 늘었고 총 이용 시간은 34% 증가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학원식 화상 홈 관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메가스터디교육의 1분기 초·중학생의 신규 수강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60.1%, 46.5% 증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가 비대면 방식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서비스산업이 다른 모습으로 진화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비대면 비즈니스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며, 비대면 비즈니스모델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제도 정비와 규제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