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자업계를 주름잡던 일본 소니는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에 밀리며 한때 몰락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이미지센서와 비디오 게임기로 주력을 교체한 뒤 전성기 못지않은 위세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이미지센서는 세계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하며 부활의 첨병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이 시장 2위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력을 앞세워 소니를 따라잡는 중이다.
최근엔 이미지센서 시장에도 변수가 생겼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 제재에 나서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대부분에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 자체가 흔들릴 경우, 소니 이미지센서 사업 역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 1위는 소니다. 소니는 매출액 84억6100만달러로 점유율 49.1%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7.9%, 30억8100만 달러 매출을 달성하며 2위에 올랐다.
소니의 이미지센서 주요 공급처는 애플과 화웨이 등이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화웨이의 ‘메이트30’의 5G 버전은 일본산 부품 비율이 30%를 차지한다”며 “소니도 이미지 센서를 공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TSMC의 수주 정지로 화웨이 스마트폰 개발이 막히면 각국 거래처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준다”고 했다.
삼성전자도 화웨이 제재에 따른 득실이 있지만, 반도체 기술력 앞세워 이미지센서 점유율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인 갤럭시란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이미지센서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품목이다. 삼성전자는 D램 생산라인 일부의 이미지센서 전환을 진행 중이다. 김기남 부회장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미지센서의 혁신적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도 지난달 21일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사람의 눈을 능가하는 6억 화소 이미지센서 개발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DSLR 수준의 초고속 자동초점 기능을 탑재한 이미지센서를 내놓는 등 기술력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를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업계 최초 개발한 6400만 화소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와 1억800만 화소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는 샤오미가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일각에선 삼성이 최근 미국 제재와 관련해 화웨이와 이미지센서 공급 딜을 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기술력을 앞세운 1위 소니 역시 최근 AI 이미지센서를 개발하며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기술력 개발은 물론이고, 대형 거래선 확보를 위해 더 뛰어야 소니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