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고려대 구로병원 은백린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이범희 교수에 따르면 출생 후 발달지연으로 3세가 되기까지 고개를 들거나 기어다니지도 못했던 남아에게 닥터앤서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결과 선천성 근무력증 진단이 가능했다. 진단 후 환자에게 신경 전달 물질 투여했고, 해당 환자는 1개월 만에 고개를 들고 네발 기기를 시작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또한 발달지연이 심해 고개도 들지 못하고 힘이 쳐졌던 1세 여아는 ‘닥터앤서’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매우 드문 형태의 열성 유전형 세가와병을 진단할 수 있었다. 진단 후 도파민 투약 1개월 만에 이 환자는 고개를 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기 시작했다.
닥터앤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정부예산 364억원을 투입해 개발하고 있는 정밀의료 소프트웨어다. 다양한 의료데이터(진단정보, 의료영상, 유전체정보, 생활패턴 등)를 연계ㆍ분석해 개인 특성에 맞춰 질병을 예측ㆍ진단ㆍ치료 등을 지원한다. 8대 주요 질환(소아희귀유전질환, 심뇌혈관, 치매,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뇌전증) 관련 21개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으며 개발 완료 및 식약처에서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는대로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
소아희귀질환의 경우 약 1800여종의 유전자가 발달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기존의 검사방법으로는 수천종의 발달장애 유전 검사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닥터앤서로 의료진이 한결 손쉽게 진단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은백린 교수는 “소아희귀질환은 정확한 병명을 진단하기까지 수년간 여러 검사를 반복해야 겨우 진단할 수 있었다”며 “인공지능 기반의 정밀의료 소프트웨어인 ‘닥터앤서’로 발달지연 환자의 방대한 유전 데이터를 단순화하고, 환자의 가장 강력한 발달지연 원인 유전자를 수분 내에 찾아줌으로써 짧은 시간 내에 진단이 가능해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유전적 원인을 조기에 확인하고, 최대한 어린 나이에 맞춤 관리 및 치료를 시작해 성인기에 이르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도울 수 있다”며 “이번 과제를 통해 AI 기반 발달장애 유전 변이 추정 소프트웨어 구축으로, 아시안 인종에 대한 변이 해석력의 경쟁 우위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