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29일(현지시간)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일 대비 1.78달러(5.3%) 급등한 배럴당 35.49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은 0.04달러(0.1%) 오른 배럴당 35.33달러에 장을 마쳤다. 7월물은 이날 플로어 거래를 마감해 상대적으로 변동이 적었다. 브렌트유 8월물 가격은 5.0% 뛴 배럴당 37.84달러를 나타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이 계속되고 미·중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이 국제유가 급등을 이끌었다고 미국 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가 설명했다.
베이커휴즈가 이날 미국 원유 시추장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장 초반 유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베이커휴즈가 집계한 이번 주 가동 중인 미국 원유 시추장비 수는 전주 대비 15개 줄어든 222개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강행해 홍콩의 자치권을 위협한 것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 박탈 절차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아 시장의 불안을 다소 완화했다고 마켓워치는 풀이했다.
WTI는 5월에 88% 폭등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전 기록은 1990년 9월의 44.62%다. 브렌트유 7월물은 이달 39.8% 뛰어 1999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세계 각국이 이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취했던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석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또 산유국들이 공격적으로 감산하면서 유가 회복을 도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는 5월부터 하루 970만 배럴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 감산에 들어갔다. 또 사우디는 이달 초 6월 1일부터 OPEC+에서 합의한 감산 이외에도 추가로 100만 배럴을 자발적으로 감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