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상당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국내경제에도 부정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저유가 지속가능성 및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점검’ 자료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올해와 내년중 30~40달러대에 머물 전망이다. 이는 코로나19로 급락한 국제유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상당시일이 걸릴 것으로 본 것이다.
앞서 4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23.3달러로 2002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바 있다. 또, 연초 69.4달러에서 4월22일 14.9달러를 기록해, 연초대비 79% 폭락하는 전례없는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이같은 저유가는 수요측 요인이 큰 것으로 봤다. 실제, 각국의 이동제한조치가 정점에 이르렀던 4월중 세계 석유수요는 전년동월대비 24%, 일평균 240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세계 석유수요의 65.2%를 차지하는 운송용 석유수요가 급감했다.
주요국이 경제활동을 재개 하더라도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과, 방역조치 지속 등에 따른 도로운송 및 항공여객 수요 감소, 코로나19 2차 확산 및 고용 악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국제항공운송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와 4분기 항공여객 수요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56%와 33% 감소할 전망이다.
임준혁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과거 대부분의 국제유가 하락은 사우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등 공급충격 때문이었다. 이는 원유수입국으로서는 실질소득 증가와 생산비용 감소 등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이번 저유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와 글로벌 수요감소에 기인한 결과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입장에서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저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셰일산업 부실을 통한 미국 경기회복 저해 △산유국 경제위기 가능성 △산유국 해외투자자금 회수 △글로벌 물가하방 압력 증대 등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임 과장은 “사우디와 러시아 등은 경제위기라 하기엔 외환보유액이 많다. 다른 산유국은 규모가 작아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며 “미 셰일산업 부실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