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철강, 일반기계 등 산업이 수출 부진을 회복하려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국내 11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15대 주력품목에 대한 수출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앞으로 수출 회복이나 성장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이는 품목으로는 바이오ㆍ헬스(24%), 2차전지(23.3%), 반도체(22%) 등 순이었다.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바이오헬스는 ‘이미 시작’(88.9%)됐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2차전지는 ‘올해 3분기’(60%)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반도체는 ‘이미 시작’(50%)과 ‘올해 3분기’(50%)라는 의견이 동률이었다.
반대로 회복이 가장 더딜 것으로 전망되는 품목은 철강제품(22%), 석유제품(15.3%), 일반기계(13.3%) 등 순이었다. 그 밖에도 석유화학(9.3%), 섬유류(9.3%) 등이 있다.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철강제품은 ‘내년 하반기’(33.3%)가 우세한 가운데 ‘2022년 이후’라는 의견도 22.2%였다. 일반 기계는 ‘내년 하반기’(33.3%), 석유제품은 ‘내년 상반기’(57.1%)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산업 부진의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코로나19 전염병의 재확산 가능성 등 ‘코로나 불확실성’(51.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밖에 ‘글로벌 수요 감소’(15.2%)와 ‘미·중 패권갈등’(15.2%) 등이 있었다.
수출부진 해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지원 확대’(45.4%)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규제개선 및 세금감면 등 기업환경 개선’(30.3%), ‘주요 품목 수출국에 대한 정부의 통상여건 개선 노력’(18.2%) 등도 있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한국의 수출 위기는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같은 외생변수에서 초래됐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향상 등 내실 강화를 통한 자체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보호무역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등 세계경영환경 지각변동으로 우리 수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위기의 끝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정부의 투자지원 확대와 함께 규제 완화ㆍ세제 지원 등 기업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