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3~5위 업체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면서 원매자뿐만 아니라 매도자들도 눈치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장 늦게 매각을 공식 선언한 CMB가 수의계약(프라이빗 딜)을 선호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태율 CMB 대표는 19일 열린 한 간담회에서 “현재로써는 공개 매각으로 매수자들을 경쟁 붙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업체 3~5위가 한꺼번에 매물로 나온 가운데 이들을 인수할 후보가 사실상 이동통신 3사뿐인 상황에서 과도한 경쟁을 피하고 매각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싶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지금 업계에서 케이블TV 업체를 사갈 인수자는 한정돼 있어 공개매각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면서 “개별적으로 대화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각 방식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지만 프라이빗 딜을 하면 원매자가 통신 3사밖에 없는 상황에서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드러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등 거래에서 주도권을 가지기에는 공개매각이, 거래 종결까지의 안정성은 프라이빗 딜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물에 매력이 있다면 입찰 방식으로 나오는 게 유리하다”면서 “대신 프라이빗 방식은 딜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이라 말했다. 프라이빗 딜은 공개매각과 달리 실사 과정을 거치면서 추후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업체에 내부 정보를 공개하는 리스크나 직원의 동요 등을 피할 수 있다.
먼저 매각을 진행 중인 현대HCN는 공개매각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대HCN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에는 KT와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통신 3사가 모두 포함돼 있다. 딜라이브는 프라이빗 딜로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 업체 3곳 모두 매각이 진행되면서 원매자와 매도자의 눈치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동종 업계 매물이 쏟아진 만큼 통신 3사가 가격 협상력에 우위를 가질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통신 3사가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고 있어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각자 선호하는 매물은 사업의 성격이나 인수 후 시너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들도 자신에게 맞는 업체를 찾으려 하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관한 판단과 원매자와 매도자의 유불리 여부가 각각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딜라이브 5.98%, CMB 4.58%, 현대HCN 3.95%이다. 이와 함께 지역 기반과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이나 재무안정성 등도 가격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