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이날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현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뒤섞인 상태(mixed bag)”라면서, 뉴욕 대도시 지역의 경우 잘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무증상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역 사회 전파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앞으로 2주가 “플로리다주, 텍사스주, 그리고 애리조나주 등에서 나타나는 급증에 대응하는 우리의 역량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32만5000명 이상을 기록했고, 사망자 수도 12만 명이 넘었다. 전체 50개 주 가운데 절반인 26개 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날 신규 환자 수가 또다시 사상 최다를 찍었다. 이날 애리조나의 신규 감염자 수는 3591명으로 집계되면서 새 기록을 썼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5000명을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촉발된 대규모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바이러스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시위를 중단하는 경우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시위 주최 측은 지난 21일 시위대 중에서 최소 13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시위 일정을 뒤로 미루거나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자들 가운데 청년층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젊은이들이 증상이 나타나는 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의 가족과 타인에게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다면서 주의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걸린 청년층은 증상이 가벼운 편이지만, 일부는 매우 중증으로 발전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또 무증상으로 타인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도 청년층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검사를 더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는 “검사 속도를 늦추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면서 “우리는 사실 검사를 더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참모들에게 코로나19 검사 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확진 증가는 검사 확대에 따른 현상이라는 이야기를 하려 했던 것이다. 이후 트럼프 선거캠프를 비롯한 참모들은 농담이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나는 농담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밖에 파우치 소장은 백신 개발의 진전 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올해 말쯤이면 코로나19 백신을 사용할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 일반인들이 백신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시기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로 예상했다. 파우치 소장에 따르면 개발 중인 백신 가운데 하나는 다음 달 3상 임상 시험에 들어가고, 나머지 또한 뒤를 이어 수주에서 수개월 안에 3상 시험에 돌입할 전망이다.